영국에서 카드 결제할 때 꼭 알아야 할 것|파운드 결제·DCC·해외결제 수수료

런던에서 카드 긁다가 당황했던 순간

영국 와서 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별생각 없이 단말기를 갖다 댔는데, 어느 날은 화면에 뭔가 다른 게 떴다. 파운드 금액 말고 원화 금액이 같이 보이는 거다. 처음엔 "오, 친절하네" 싶었는데 이게 알고 보니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었다.

바쁘면 이것만 읽어도 됩니다
단말기에 GBP와 KRW 중 고르라고 나오면 보통 GBP를 선택한다. KRW는 DCC라는 방식으로 매장이나 결제 업체가 정한 환율이 적용되는데, 여기에 마크업이 붙을 수 있다. 단, GBP로 결제해도 카드사의 해외이용 수수료는 별도로 발생할 수 있다. DCC 비용과 해외이용 수수료는 서로 다른 얘기다.

1.결제 단말기에서 갑자기 물어보는 통화

마트든 카페든 카드나 폰으로 결제할 일이 많은데, 한국 카드를 쓰다 보면 가끔 단말기가 통화를 골라달라고 한다.

예를 들어 £85짜리를 계산하는데 화면에 이렇게 뜨는 식이다.

GBP £85
또는
KRW ○○○원

원화 금액이 바로 보이니까 그게 더 편해 보이지만, 나는 이럴 땐 GBP를 고르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2.DCC가 대체 뭐길래

이 원화 표시 결제를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라고 부른다. 해외에서 결제할 때 현지 통화 대신 내 카드의 자국 통화, 즉 원화로 바로 바꿔서 보여주고 결제해 주는 서비스다.

"£127이면 얼마인지 감이 안 오는데 24만 원이라고 보여주니 이게 더 편하네" 싶을 수 있는데, 문제는 이 환율을 누가 정하느냐다. DCC를 쓰면 매장이나 해당 결제 서비스가 정한 환율이 적용되고, 그 안에 마크업이 포함될 수 있다.

DCC 자체가 불법이거나 사기라는 뜻은 아니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환전 방식일 뿐이다. 다만 편리한 대신 어떤 환율과 비용이 적용되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3.GBP냐 KRW냐, 뭘 골라야 할까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

단말기 표시 의미 보통 선택
GBP / £ 영국 현지통화 결제 선택
KRW / ₩ 원화로 환전해 결제(DCC) 확인 필요
Local Currency 현지통화 선택
Home Currency 카드 자국통화 DCC 가능성 확인

그래서 단말기가 GBP와 KRW 중에 물어보면 나는 거의 항상 GBP를 누른다. Visa 쪽에서도 해외 결제 시 DCC 환전을 거절하고 현지통화로 결제하면 마크업을 피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매장 직원이 원화 결제를 권해도 무조건 따라갈 필요는 없다.

4.GBP로 결제해도 수수료가 붙을 수 있다

여기서 헷갈리는 부분이 하나 있다. "GBP로 결제했는데 왜 수수료가 붙었지?" 하는 경우다.

파운드로 결제한다고 카드사의 해외이용 수수료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 DCC 비용과 카드사가 부과하는 해외이용 수수료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비용 어디서 발생하나
DCC 관련 환율·마크업 매장·ATM 등 통화 변환 과정
해외이용 수수료 카드 발급사·카드 상품 조건
ATM 이용료 카드사 또는 ATM 운영업체
환율 카드 네트워크·발급사 정산 과정

"해외결제 수수료 없는 카드"라는 문구만 보고 정하기보다, 출국 전에 내 카드 약관에서 해외 이용 조건을 한 번 확인해보는 게 낫다.

5.컨택리스·애플페이도 마찬가지일까

영국에서는 카드를 꽂기보다 갖다 대는 컨택리스 결제, 폰이나 워치로 결제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결제 방식이 컨택리스라고 해서 해외이용 수수료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건 아니다. 결국 어떤 카드가 연결돼 있느냐가 중요하다. 한국에서 발급받은 카드를 폰에 등록해서 쓴다면 그 카드의 해외 이용 조건이 그대로 적용된다.

6.ATM에서도 똑같이 조심

현금 뽑을 때도 비슷한 화면을 만난다. ATM이 "Convert to KRW?" 같은 걸 물어볼 수 있는데, 이것도 ATM 운영업체가 제공하는 DCC일 수 있다.

환율과 추가 비용을 확인 안 하고 바로 원화 환전을 누르면 생각보다 비용이 커질 수 있다. ATM 자체 이용료와 카드사의 해외 현금인출 수수료가 별도로 붙을 수도 있으니, 현금을 자주 뽑을 계획이라면 출국 전에 카드 조건을 확인해두는 게 좋다.

7.자주 하는 실수

원화가 보인다고 바로 KRW 누르기

한국 돈으로 바로 보이니 편하지만, DCC가 적용된 결제라면 적용 환율부터 확인해야 한다.

GBP 선택하면 수수료가 아예 없다고 생각하기

현지통화를 선택해도 카드 자체에 해외이용 수수료가 있으면 그 비용은 그대로 발생한다.

ATM 화면 빨리 넘기기

ATM은 결제 단말기보다 질문이 여러 단계로 나올 때가 있다. 환전 여부와 이용료가 따로 표시되는지 천천히 확인하는 게 좋다.

출국 전 카드 해외사용 설정 확인 안 하기

평소 국내에서만 쓰던 카드라면 해외사용 가능 여부, 해외결제 차단 설정을 앱에서 미리 확인하고 출국하는 게 안전하다.

8.출국 전에 이것만 확인하자

  • 해외 결제가 가능한 카드인지
  • 해외 이용 수수료가 얼마인지
  • 해외 ATM 출금 수수료가 있는지
  • 해외결제 차단 설정이 걸려있지 않은지
  • 카드사 앱을 해외에서도 쓸 수 있는지
  • 결제 알림을 받을 수 있는지

영국에 도착해서는 딱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단말기에 GBP와 KRW가 같이 뜨면 일단 GBP, 현지통화부터 확인하는 것.

9.자주 묻는 질문

Q. 영국에서 한국 카드로 결제할 수 있나요? 해외 결제가 가능한 카드라면 영국 대부분의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출국 전에 카드사의 해외사용 설정을 확인해두는 게 좋다.
Q. GBP와 KRW가 나오면 어떤 걸 선택해야 하나요? 보통은 영국 현지통화인 GBP를 선택한다. KRW는 DCC가 적용된 원화 결제일 수 있으니 환율과 조건을 확인하는 게 좋다.
Q. DCC가 뭔가요? Dynamic Currency Conversion의 약자로, 해외 결제 금액을 카드 사용자의 자국 통화로 바로 바꿔서 결제해주는 서비스다. 적용 환율에 마크업이 포함될 수 있다.
Q. 원화 결제를 선택하면 무조건 손해인가요? 모든 거래에서 무조건 더 비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DCC가 적용된 환율과 비용을 확인해야 하고, 일반적으로 현지통화 결제를 먼저 확인하는 게 낫다.
Q. GBP로 결제하면 해외결제 수수료가 없나요? 아니다. DCC를 피하는 것과 카드사의 해외이용 수수료는 별개의 문제다. 내 카드 상품의 수수료를 확인해야 한다.
Q. 애플페이나 폰 결제는 해외 수수료가 없어지나요? 그렇지 않다. 폰 결제에 연결된 카드의 해외 이용 조건이 그대로 적용된다.
Q. 영국 ATM에서도 GBP를 선택해야 하나요? ATM이 원화 환전을 제안한다면 DCC 여부와 적용 환율을 확인하는 게 좋다. 현지통화로 진행해도 ATM 이용료나 해외 현금인출 수수료가 별도로 발생할 수 있다.

영국에서 카드 결제 자체는 어렵지 않다. 오히려 헷갈리는 순간은 계산대에서 갑자기 원화와 파운드 중 하나를 고르라는 화면이 뜰 때다. GBP는 현지통화, KRW는 원화 환전 결제라는 차이만 알아둬도 계산대 앞에서 급하게 아무 버튼이나 누르는 일이 훨씬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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